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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만평

그바보 '구동백'씨의 성공 키워드

아직 성공하지 않았나? 이 드라마의 결말을 알 수 없으니 아직 성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단지 구동백이 한지수랑 결혼하고 말고가 성공의 핵심 키워드는 아닌 듯 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 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같다.

그렇다면 구동백은 단순한 권선징악, 해피엔딩, 착한사람은 나중에 복을 받는다 등의 아동 도서에서나 볼 수 있는 결말의 주인공일까? 아니다. 그는 성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판단력이 있으며, 그 판단에 준해서 해야 할일과 하지 말아야 할일을 분명하게 하고 사는 사람이다. 즉 동화에나 등장하는 단순히 착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동백은 가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였으며, 그것으로 아파하거나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김아중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속에 사랑이 싹이 났지만 그것도 아니라고 우기고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착한 사람의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의 신조를 지켜나가는 사람이 모습이다. 단지 그 신조와 신념의 바탕에 착한 기운이 서려 있는 것이다.
미술관에서 한지수에게 마음의 상처를 가득 안겨주고 손만 잡아주면 해결될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김강모에게 불쾌한 마음을 가지고 정신 차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지수의 손을 잡고 뛰쳐 나올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이런 구동백의 캐릭터가 왜 한지수를 만나기 전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것은 극중 구동백이 말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함께 집에 가는 중에 한지수가 버스타는게 참 오랜만이라며 좋아할때 구동백은 "어떤 사람에게는 평범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소중한 것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 구동백이라는 사람은 구동백이 사는 세상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한상철이 말했듯이 그는 30점 짜리의 아저씨에 불과하다. 그런데 왜 한지수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것일까?

한상철이 말한다. 구동백 아저씨는 30점이지만 김강모는 0점이라 30점 만큼 낫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고...그렇다. 구동백은 한지수가 사는 세상에서는 30점이지만 0점짜리 밖에 없는 곳이기에 100점과 같은 것이다. 

구동백은 자신의 원래 살던 세상에서는 가치를 발휘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 세상의 가치 기준은 사람보다는 능력이나 위트, 외모등이 가치 기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지수가 사는 세상에서는 구동백은 그 가치를 너무나 잘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한지수가 사는 세상에서는 그런 가치를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혹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되시는가? 그럼 구동백이라는 인물을 정말 열심히 돈벌고 살아가야 하는 부부로 설정을 바꿔놔보자..물론 머리속으로....아마 마누라가 늘 바가지를 긁고, 도대체 왜 그렇게 사냐고 바보냐고 등신이냐고 그렇게 집안 조용한 날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 

근데 한가지 더 흥미로은 점은 구동백의 자신이 살아보지 않았던 세상에서 살면서 조금은 더 용감해지고 의젓해진것 같아 참 다행이지 뭐야..ㅋㅋㅋ

이 드라마 정말 멋지게 잘 마무리해주셨으면 좋겠다. 화이팅 해주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