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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상

세 번의 결혼과 이혼, 세 명의 아이들 -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콩가루 집안이라고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다고 한다. 과연 그 악플을 단 사람은 누군지 내가 다 궁금하다. 이 책을 읽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악플을 달 수 있다는 건지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공감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이해하고 그랬을 뿐인것을....

이 책은 작가 공지영의 굴곡진 삶을 반영하는 자서전적인 소설이다. 단지 공지영 자신의 시선이 아닌 큰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였으며, 그것이 더욱 자신의 삶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작가 공지영은 글 말미에 이 책은 소설이라는 단서를 단다. 그것은 너무나도 자세하게 언급한 자신의 삶과 연결된 사람들에 대한 작은 배려였는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나의 집' 이라는 제목은 사실 큰 딸이 아빠가 재혼하는 날 피아노로 연주한 곡의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즐거운'이라는 것은 다소 반어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공지영의 가치관, 또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말들을 많이 언급하고 있는 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몇마디를 기억해 본다.




만일 이담에 죽어서 신 앞에 서면, 신이 내 행실을 낱낱이 적은 치부책을 침을 바른 손으로 이리저리 펼치면서,
음....너는 아무래도 지옥으로 가야 하겠지? 물으면, 아니에요, 이건 이래서 그랬고, 저건 걔가 그래서 그랬던 거예요. 걔가 먼저 그랬다구요! 하면서 박박 우기려고 했는데, 근데 신이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그럼 위녕은? 하면 엄마는 넵!하고 바로 지옥으로 내려갈 거 같다고 말이야...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돼. 너도 모자라고 엄마도 모자라고 아빠도 모자라....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자람 때문에 누구를 멸시하거나 미워할 권리는 없어. 괜찮은 거야. 그담에 또 잘하면 되는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 거야. 그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고치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가 있는 거야 엄마는....엄마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냈어.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그 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아는 것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있다. 그 공간에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우리의 성장과 행복은 그 반응에 달려 있다. 그래서 영어의 responsible이라는 것은 response-able이라는 거야. 우리는 반응하기 전에 잠깐 숨을 한번 들이쉬고 천천히 생각해야 해. 이 일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지만, 나는 이 일에 내 의지대로 반응할 자유가 있다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내 위치도 한번 돌아보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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