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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아빠가 아들에게 가르치는 경제학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삶이 있다면, 어릴때부터 경제관념을 가지지 못한 것이다. 이건 뭐 내탓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을 원망할 마음도 없다. 단지 뒤 늦게 깨달은 탓에 더 빨리 넉넉해 지지 못하는 과오를 내 아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아이가 원한다고 쓸데없는 장난감을 그냥 사줄 것인가?

아들을 데리고 공원, 놀이동산, 등산로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항상 어린 아이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쓸데없는 장난감들이 눈에 띈다. 특히 여러가지 모양으로 만들어진 풍선은 내가 제일 사고 싶지 않은 1위 아이템이다. 사달라고 졸라서 사주면 하루도 가지고 놀지 않고 방 구석 어딘가에 쳐박혀서는 바람이 스물스물 빠져 바닥에 굴러 다닐때즘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거 여간 비싼게 아니다. 보통 1만원은 했던 것 같다.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와 안된다고 혼내는 아빠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결국 내가 포기하던지 아니면 아이의 맘이 상하던지 둘 중 하나의 결론이 내려져야 끝나는 싸움이다.

고민을 했다. 효율적으로 아이를 설득할 방법이 없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마음을 바꿔놓을수가 있을까?

 마시멜로 이야기를 응용하다

얼마전에 읽은 마시멜로 이야기가 생각났다. 마시멜로 하나를 참으면 두개가 되고 두개를 참으면 네개가 되는 그 이야기 말이다.

그렇다고 풍선 하나를 참으면 풍선 두개를 줄 수는 없으니 잠시 고민하다가 아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 풍선 한개는 만원을 줘야 살수가 있어. 그런데 닌텐도 Wii의 마리오카트는 오만원이야. 니가 풍선이 가지고 싶을때마다 참는 것을 다섯번 할 수 있다면 그때는 오만원짜리 마리오카트를 살 수 있는 거란다. 아빠가 보기에는 마리오카트가 훨씬 재미있는 것 같은데...어때 참아보지 않겠니?"

" 음...그럼 다섯번만 참으면 마리오카트를 살 수 있는 거야? 음...그럼 그렇게 할래. 지금 한번 참은 거니까 네번만 더 참으면 되겠다 그치 아빠?"

아이는 지금까지 두번의 풍선 구매 욕구를 참았다. 그리고 앞으로 세번만 더 참으면 마리오카트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는 스스로 결정한 것과 고민을 통해서 경제관념을 배운다

사소할지 모르지만 아이는 아빠와의 거래를 통해서 저축의 개념을 배웠고, 투자를 배웠으며, 거래를 배웠다. 만약 마리오카트를 사야할 시점이 된다면 다시 한번 아이와 거래를 해 볼 생각이다. 마리오카트를 20번 참으면 니가 그렇게 사고 싶은 피아노늘 사줄 수 있다고 말이다. 물론 결정은 아이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아들은 분명 고민을 하고 또 한번의 성장을 할 것이다.

언젠가 아들에게 은행에 대한 개념을 쉽게 설명해줬더니 학교 도서관에서 돈에 관한 책을 빌려왔더라. ^^

참 우리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다.